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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로의 개발일지

퇴사한 김에 도전하는 창업일지 - 1 본문

퇴사한 김에 도전하는 창업일지

퇴사한 김에 도전하는 창업일지 - 1

maro0201 2024. 4. 7. 18:00

 

0 to 1을 원했지만 내가 창업할 생각은 없었는데

 어쩌다 이렇게 된 건지는 잘 모르겠다. 퇴사를 하고 분명 난 대기업 취업을 목표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서류를 떨어지고 경쟁력을 갖기 위해 참여한 프로토콜캠프에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대다수가 창업을 한 것을 봤다. 생각보다 대단한 사람들이 하는 건 아닌 거 같은데?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 결과 그렇게 대단하지 않은 내가 창업을 도전하게 되었다.

 어쩌면 이건 취업으로부터 도망친 결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생은 선택이 모여 만들어진 결과. 내가 만약 순순히 취업 준비를 했다면 난 창업할 용기가 없어서 도망친 사람이 되었겠지. 용기인지 오기인지 잘 모르겠지만 한 번 이렇게 부딪혀보고 싶었다. 그 동안 너무 뻔한 길만 걸어온 것 같아서, 그리고 도전의 가치를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퇴사를 한 이후 많은 깨달음을 얻고 모든 경험은 소중하며 효율 따윈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가성비 좋은 경험이란 없다. 뭐든지 최선을 다해 부딪혀 보아야 알 수 있고, 성공하지 않더라도 그로 인해 얻는 것들도 많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 대략적인 개발 프로세스들을 알 수 있었다. 세부적인 부분만을 개발하는 것이 아닌 DB, 인프라, 백엔드, 프론트 모든 부분을 개발하면서 흐름을 파악했다. 그 흐름을 토대로 개발했고 좀 더 효율적인 개발, 빠른 디버깅을 통한 에러 해결을 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개발 전체가 아닌 회사 전체 흐름을 파악한다면 더 나은 개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0 to 1을 하는 창업을 통해 마케팅, 기획, 개발, 운영 등 전반적인 경험을 해보고자 하였다. 그래서 쿠키독이란 초기 스타트업에서 함께 일을 했지만 서로의 의견이 맞지 않았고, 블록체인에 대한 생각의 변화가 있었기에 나오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현재 다른 팀원들과 함께 창업을 도전하고 있다.

 

맨땅에 헤딩하기

 처음엔 아이디네이션부터 시작했다. 우린 이거다!하는 아이템도 없었고 그냥 창업을 해보자! 해서 모인 사람들이라 정말 맨땅에서부터 헤딩했다. 여러 사업 아이템들이 나왔고 그중에 나름 모두 책 읽는 걸 좋아하니, 독서 관련 서비스를 만들어보자는 의견으로 수렴하게 되었다. 이것도 짧게 요약해서 그렇지 한 1~2주 정도 고민한 것 같다. 이땐 사실 별다른 걸 고려하지 않았다. 그냥 그럴싸해 보이고 돈이 될 거 같은 서비스를 하려고 했다.

 처음에는 책 추천 서비스를 해보자!에서 책 추천도 하고 리뷰도 받고 리뷰를 팔자!로 갔다가 트레바리가 유행인데 온라인 독서모임을 해보자!라는 식으로 의식에 흐름에 따른 의견들을 제시했고 최종적으로는 도서 취향을 기반으로 한 데이팅 서비스를 만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모두가 이거 돈이 꽤 되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어서 도서 취향 기반 데이팅 서비스를 주제로 예창패(예비창업패키지)를 신청하기로 했다.

 

예창패

 예창패 신청 마감까지는 10일이 남아 있었고 우리는 그 안에 모든 문항을 작성해서 제출해야 했다. 아이디네이션에서의 조사를 바탕으로 우린 문항들을 채웠고 점점 세부 사항들을 추가했다. 처음에 막연하게 데이팅 서비스라고 했지만 MVP의 개발 단계를 정의하고 최종 결과물까지의 서비스 흐름을 정리하며 다듬어 나갔다. 대략적인 BM을 작성하고 10일 만에 모든 내용을 채워 제출했다. 그리고 예창패에 붙었을 때를 대비해서 Pitch Deck을 만들었다.

 Pitch Deck을 만드는 과정에서 애매한 부분은 제거하고 추상적인 부분은 좀 더 구체화시켰다. 예를 들자면 BM에서 새로고침권 판매를 넣었는데 그냥 멤버십만 가져가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제거하거나, 멤버십을 좀 더 구체화시켜서 금액과 제공하는 서비스를 적는 등 좀 더 현실적으로 만들었다.

 User Flow도 단계별로 다시 다듬었다. 확실히 단계별로 기능을 추가하는 게 개발하기도 편하고, 빠르게 기능을 제공할 수 있어 좋았다. 늘 말하는 애자일 방법론처럼 최초의 간단한 기능부터 복잡한 기능까지를 단계별로 추가했다. 최초의 기능은 독서 커뮤니티였고 최종 결과물은 도서 취향 기반 매칭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애자일 방법론
기존의 User Flow
수정된 User Flow

 

시도해본 캐릭터(물론 반려당했다)

그리고 우리의 서비스를 뒷받침할 데이터를 모으기 위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 결과

결과는 예상보다 많이 모였고 반응 또한 긍정적이었다. 커뮤니티와 데이팅 앱 사이를 이어 줄 비개발 BM도 새로 만들었고 생각보다 그럴듯한 서비스 설계가 된 것 같았다.

 

계획은 그럴싸하다

 하지만 예창패에서 떨어졌다. 10일 만에 쓴 내용이 부실했고 이후에 추가한 내용들은 서류를 통과하지 못하면 보여줄 수 없었다. 그리고 우리는 커뮤니티 운영과 비개발 BM 운영에 자신이 없었다. 우리의 인원은 적었고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최종 결과물까지 만드는 건 한계가 있었다. 게다가 시장 또한 그리 크지 않아 이용자 수가 과연 많을까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역시 계획은 그럴싸했다 처맞기 전까진.

 그래서 우린 피봇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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