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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로의 개발일지

프로토콜 캠프 1주차 회고 본문

프로토콜 캠프

프로토콜 캠프 1주차 회고

maro0201 2023. 9. 17. 22:14

프로토콜 캠프에서의 1주가 흘렀다. 정신없이 지나간 일주일이라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도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기억을 더듬어서 열심히 회고를 써보고자 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이고 생각이니 이런 생각도 있구나 정도로 받아들여 주길 바란다.

 

네트워킹은 중요하지만 그냥 가만히 있고 싶다

 새 학교를 갈 때에도, 새 학기를 시작할 때에도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친해지는 과정은 너무 피곤하고 힘들다. 첫날은 오후에 모여서 프로토콜 캠프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각자 자기소개를 진행한 뒤 저녁을 먹고 헤어지는 짧은 시간을 가졌다. 팀으로 참가한 사람들은 팀끼리, 개인으로 참여한 사람들도 같이 지원한 사람들끼리 모여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내향형 인간인 난 그냥 그저 가만히 앉아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때 좀 더 적극적으로 대화를 참여하는 게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혼자 구석에서 뚱하니 있는 사람에게 말을 걸고 싶은 사람은 없었을 테니 최소한 근처에 있는 사람들과 통성명 정도라도 하는 게 좋았을 것이다. 그랬다면 다른 사람들이 먼저 다가오기도 편했을 텐데 나도 모르게 보이지 않는 벽을 쳐놓았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피곤해서 가만히 있고 싶은걸)

 

팀은 늦게 정할수록 손해인 것 같았다

 둘쨋날은 쟁글의 리서치를 들으면서 Web3의 정보들을 습득했고 리서치 과제를 받았다. 리서치해 온 과제를 통해 서로의 관심사가 겹치는 사람들을 알게 되고 팀을 구성할 때 도움을 주기 위해서였다. 의도 자체는 좋았지만 리서치 과제를 팀은 하나로 제출할 수 있다는 점이 아쉬웠다. 개인당 하나씩 리서치를 진행해야 했다면 굳이 빠르게 팀에 들어가지 않고 리서치를 진행하며 서로의 관심사를 알아보는 시간이 되었을 테지만, 팀당 하나만 제출한다면 누가 개인으로 하고 싶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대로 다들 과제를 진행하기 위해 빠르게 팀을 구했고, 과제로 인해 개인이 뭉쳐 팀을 결성하기보단 이미 주제가 정해진 팀에 합류하는 선택을 많이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빠르게 팀을 구성하는 주변 사람들을 보고 개인 참가자들은 도태되기 전에 빠르게 합류하는 선택을 했을 것이다. 이에 따른 참가자들의 불만이 있었고 나는 충분히 그럴만하다고 생각했다. 팀빌딩에 관한 불만이 나왔을 때 리서치 팀과 최종 빌딩하는 팀은 별개의 팀이라는 말이 있었지만, 과연 리서치만 같이하고 다른 팀으로 합류할 사람이 있을까?

 차라리 리서치와 팀빌딩 기간을 동시에 두는 것보다 리서치 기간을 일주일로 빠르게 잡고 진행한 뒤 그 이후 팀빌딩을 진행했으면 좀 더 좋지 않았을까? 리서치의 목적이 공통된 관심사의 확인이라면, 각자 과제를 제출하도록 해서 팀의 메리트를 없애고 과제의 요구 사항을 좀 더 낮춰 부담 없게 만들어 일주일 정도의 기간 동안 빠르게 진행한 뒤, 이후에 팀빌딩 기간을 일주일 정도 준다면 좀 더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나에게 Web3란

 솔직하게 말하자면 프로토콜 캠프에 합격한 이후에도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했었다. 나의 현실은 집 사정이 넉넉해서 하고 싶은걸 모두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고 모아둔 돈은 점점 줄어가고 있는 와중이기에 빨리 취업을 해서 안정적인 생활을 하는 게 좀 더 우선이었다. 같이 일했던 동료들은 착실히 경력을 쌓아가며 연봉도 올려가고 있어 뒤처지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나의 이상은 남들보다 먼저 Web3에서의 경력을 쌓아 경쟁력을 가지고 인정받아 더 큰 결과를 얻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건 정말 이상적인 결과이다. 취업이 보장된 것도 아니고 Web3 시장이 매우 활발하여 발전이 보장된 것도 아니다. 내가 이 캠프를 참여한다고 나의 현실이 나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프로토콜 캠프를 선택했다. 그 이유는 그렇게 대단하거나 의미가 있진 않다. 단순히 생각했을 때 당장 취업해서 일을 할 수 있을진 몰라도 그건 내가 원하는 일이 아니고, 내가 원하는 기업이 아닐 것이다. 그저 현실에 순응한 것일뿐. 프로토콜 캠프는 나에게 주어진 새로운 기회였고 지금이 아니면 잡을 수 없는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도 할 수 있는 걸 하는 것보단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걸 하는 게 더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프로토콜 캠프에 참여한 이후 이러한 선택은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1주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것들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고 운영진 측에서도 좀 더 나은 운영을 위해 힘쓴다고 느꼈다. 피드백을 받고 개선하려는 모습이 눈에 띄게 보였고 좀 더 잘해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았다. 사실 이러한 장소와 기회를 제공해 준 것으로도 감사를 해야 하는 입장인데 이런 모습들을 보자니 좀 더 열심히 참여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아무 의미 없이 베푸는 게 아니란 걸 알지만 이렇게 베푸는 게 쉽지 않은 것이라는 걸 알기에 좀 더 감사해야겠다.

 지금의 나는 Web2.1 정도 되는 사람인 것 같다. 아직 Web3 생태계에 대해 잘 아는 것도 아니고, 기존의 Web3에 있던 사람들에게 존재하는 Why Web3가 나에겐 아직 없다. 프로토콜 캠프에는 각자의 Why Web3를 가지고 열정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를 돌아보며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저 Web3 한 번 해볼까? 하는 가벼운 마음을 가지고 참가했다는게 부끄러웠고 참여하는 기간 동안 이분들에게 적어도 짐은 되지 말자고 생각했다.

 

CookieDOG

 CookieDOG이라는 팀을 선택한 것도 앞선 생각을 통해 내린 결론이기도 하다. 여러 사람들과 대화를 통해 내가 몰랐던 Web3의 다양한 정보들과 인사이트들을 많이 얻을 수 있었지만, 동시에 Web3에 대한 지식이 정말 많이 부족하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내가 잘 모르는 스마트 컨트랙트 개발에 참여하는 것 보다는 내가 잘 아는 백엔드 개발을 하는 게 나에게도 다른 사람들에게도 좋을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CookieDOG은 MVP는 만들어져 있지만 백엔드가 구축되어 있지 않은 상태였다. 해당 서비스의 백엔드 서버를 구축하면서 얻을 수 있는 경험이 나에겐 상당히 의미가 크다고 생각했기에 팀에 참가하게 되었다. (서비스가 궁금하다면 여기를 참고하면 된다.)

- 서비스의 백엔드 부분을 인프라 설계부터 기능 구현까지 모두 해볼 수 있다. 이건 전에 쓴 글에도 있지만 하나의 서비스를 처음부터 만들어보는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 나에겐 큰 도전이지만 이를 통해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초기 스타트업을 경험할 수 있다. 평소에도 EO 같은 유튜브 채널에서 창업 관련 영상들을 자주 접했고, 초기 스타트업에 참여해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간접적으로 체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다.

- Web3 프로젝트 경험과 지식을 얻을 수 있다. 물론 내가 직접 스마트 컨트렉트를 짜고 노드들과 통신을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함께 협업해 본 경험을 얻고 코드들을 보고 배울 수 있기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다른 팀들의 제안도 매력적이었지만 서로의 이해가 다르거나 내가 할 수 있는게 한정적이었기에 CookieDOG 팀을 선택하게 되었다. 팀이 정해졌으니 이젠 열심히 달리는 일만 남았다. 2 달이라는 기간이 결코 긴 시간이 아니기 때문에 기존에 구현되어 있는 서비스를 과연 시간 내에 모두 옮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Etc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Web3는 밤바다(Night Ocean)라고 생각한다. 이런 어두운 밤바다의 파도는 다른 어떤 바다들보다 높고 험하며 위험하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런 밤바다에서 서핑을 하고 있다. 파도가 높은 곳에서 서핑을 해야 높은 파도를 탈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날이 흐려 달빛조차 비치지 않고 있어 어둡지만 간간이 비추는 달빛에 비친 바다의 색은 분명 푸른색이었을 것이다. Web3의 서퍼들은 밝고 푸른 바다에서 높은 파도를 타기 위해 해가 뜰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닐까. 그게 언제일지는 잘 모르겠지만 해가 뜨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보고 싶은 마음이기에 나만의 Why Web3를 이곳에서 얻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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