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로의 개발일지
프로토콜 캠프 6주차 회고 본문
이번주는 뭔가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 같다. 6주 차에도 여전히 프로덕트 빌딩을 진행했다. 개발하는 시간보다 말을 하는 시간이 많았고 역대급으로 말을 많이 한 주인 것 같다. 여러 가지 크고 작은 변동 사항들이 있었고 잘못에 대한 반성과 많은 고민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프캠에서의 일정과 프로덕트 빌딩 과정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에 대한 회고이며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이고 생각이니 이런 생각도 있구나 정도로 받아들여 주길 바란다.
인 앱 재화 토큰으로의 전환 결정
이전까지는 백엔드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구조였다면 좀 더 Web3스럽게, 그리고 백엔드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저번주에 결정된 Firestore를 사용하기로 한 것도 이러한 방향성 때문이었고, 추가적으로 인 앱 재화인 쿠키를 토큰으로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쿠키를 토큰으로 발행하여 NFT 민팅이나 결제 등을 컨트렉트 단에서 처리할 수 있게 하고 사용자들은 좀 더 투명하게 관리되는 재화를 볼 수 있게 된다. 또한 USDC로 정산받는 과정도 토큰을 통해 쉽게 처리가 가능해진다. 다만 사용자들 간의 쿠키를 이용한 거래가 발생한다면 의도치 않게 가치의 변동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쿠키에 대한 권한은 중앙 집중식으로 가져가기로 했다. Web3의 기술을 활용할 뿐 Web2.5 서비스라 생각하고 있기에 탈중앙화는 과감히 포기했다.
프로덕트 빌딩은 꽤 만족스러운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DevOps의 역할과 컨트렉트 연동을 중점적으로 할 수 있게 되었고, 좀 더 여유가 생겼기에 팀원들과 기술적으로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짐에 따라 서로 의견을 좀 더 많이 공유하게 되었고, 덕분에 그전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컨트렉트 측면에서의 고민과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컨트렉트 연동에 관한 문제를 함께 해결해나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컨트렉트 지식과 Web3에 대한 지식이 점점 늘게 되었다. 인프라 구성이 끝난 이후에는 좀 더 컨트렉트 연동에 집중해서 컨트렉트 개발자님과 문제를 해결해 나갈 생각이다.
Decipher debate time
서울대 블록체인 학회인 Decipher 멤버중 한 명이시고 AtivMusic에서 일하시는 분과 대화 시간을 가졌다. AtivMusic은 소위 Listen2Earn이라 불리는 해당 소속의 가수들을 프로모션 해주는 수단으로 토큰을 이용하고 있었다. 특정 가수의 노래를 들으면 토큰을 제공함으로써 사용자들에게 노래를 많이 노출시키려는 전략인 것 같았다. 쿠키독과 유사하다면 유사하고 다르다면 다른 AtivMusic과 대화를 하는 와중에 큰 잘못을 했었다.
개인적인 생각은 쿠키독은 추상적인 계획은 있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생각했고,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 좀 더 얘기를 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디베이트 타임의 대화에서 내가 느끼기엔 AtivMusic 분은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 듣고 싶어 하셨는데, 우린 추상적인 얘기를 하는 것 같아 이번 기회에 좀 더 구체적인 계획을 정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나서게 되었다.
디베이트 타임 이전까지도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 대화 했었기에 이어서 얘기를 하면 좋을 것 같아 '우리가 중점적으로 보는 타깃은 어디인지', '그 타깃을 마케팅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앱을 이용하게 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해 얘기를 꺼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사전에 얘기되지 않은 민감한 얘기들을 했고 쿠키독의 BM을 부정하는 느낌을 쿠키독 코파운더 분들에게 줬던 것 같다. 내부 회의라면 상관없겠지만 팀원이 아닌 다른 사람도 있는 자리에서 불편할 수 있는 말들을 꺼냈고 그에 따라 많은 불편함을 드렸던 것 같아 이후에 대화를 통해 깨닫고 사과를 드렸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지금의 나는 쿠키독에 속해 있기에 내가 한 행동이 쿠키독 전체의 이미지에 반영될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지 못했다. 단순히 프로젝트라고 생각했던 게 컸던 것 같다. 쿠키독 팀이라는 무게가 코파운더 분들과 나에게 다를 텐데 너무 경솔했었다. 또한 과연 내가 그런 말들을 할 수 있는 위치인가에 대해 생각해 봤다. 개인적인 바람으로 쿠키독이 잘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나름의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그건 개발에 한정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비즈니스적인 관점으로 서비스를 바라보는 건 개발자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그러한 경험을 쿠키독을 통해 많이 했고 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 난 어찌 보면 쿠키독팀의 조력자일 뿐 정식 팀원이 아니기에 선을 넘지 않도록 주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많은 대화를 통해서 코파운더 분들의 관점이 나와 다르다는 걸 깨달았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라는 말이 있다. 나는 내가 생각했을 때 자동차로 부산에서 출발해 서울에 도착하는 최적의 경로를 제시했었다. 하지만 두 분이 원하는 게 비행기를 타고 가는 것이라면 내가 제시하는 경로는 의미도 없고 필요도 없을 것이다. Web2와 Web3의 차이가 있는 만큼 서울로 가는 방법은 다양하다는 것을 생각해 보게 되었고, 내가 제시한 경로가 두 분에겐 원하는 답이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두 분을 통해 비즈니스적인 관점을 많이 배우고 주어진 역할인 개발에 좀 더 집중하기로 했다.
0xPass 개발자 미팅
코파운더 두 분이 개인적으로 아시는 0xPass 개발자분과 미팅을 할 기회가 있었다. 덕분에 좀 더 개발자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던 것 같다. 각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충분한 지식이 필요하지만 백엔드, 프론트엔드로 나뉘는 게 아닌 그저 소프트웨어 개발자로서 서비스를 개발해 나가는 것에 대해 고민해 보게 되었다. 나도 나 자신이 스페셜리스트보단 제너럴리스트에 좀 더 맞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것저것 많이 도전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DevOps 체험기
이번 주에는 서버 인스턴스를 띄우고 Github Action을 통해 CI/CD를 구현했다. 그동안 지식은 있었지만 실제로 해본 경험이 없어해보고 싶었는데 이번 기회에 해볼 수 있어 좋았다. Route53을 통한 도메인 설정, ssl인증서 설정, nginx를 이용한 리버스 프록시 설정, github action을 통한 CI/CD 등 전체적인 DevOps가 하는 일들을 경험해 볼 수 있었고 인프라에 대한 지식이 좀 더 늘게 되었다. 만드는 과정에서 LightSail을 이용해 좀 더 저렴하게 인스턴스를 띄우려 했지만, 3번째 인스턴스를 띄우려고 했을 때 최대 개수 제한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결국 다시 일일이 EC2로 옮겼고 덕분에 LightSail과 EC2를 모두 경험해 볼 수 있었다.
익숙하지 않아서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지만 배웠던 지식을 최대한 활용하여 해결할 수 있었고 역시 이론과 실전은 많이 달랐다. 지금까지 책이나 강의를 통한 간접 경험과 지식을 많이 쌓는 것을 중요시 했었는데, 이제는 좀 더 많이 개발해 보고 적용해 보는 게 나에게 좀 더 유의미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계속해서 간접적인 지식은 많이 쌓아가겠지만 직접적인 경험의 비율을 좀 더 높이고 중요시할 것이다.
크립토 교육
WaveBridge(https://wavebridge.com/ko)의 CEO이신 John Oh님이 교육을 진행해 주셨다. 기존의 레거시 금융과 가상 자산의 차이, 가상자산 실물 거래 ETF에 관한 정보, STO에 관한 대략적인 설명 등과 같은 Web3 금융에 대해 설명해 주셨다.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계속 미뤄왔던 금융 지식을 많이 얻을 수 있었고, 주변에서도 나와 같은 생각인지 엄청 흥미롭게 듣고 있었다. 덕분에 금융 상품으로서의 가상 자산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고, 그러한 금융 상품을 만드는데 WaveBridge가 꽤나 앞서나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러한 금융 상품들이 활성화된다면 Web3 시장으로 자금이 다시 융통되어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좀 더 많은 Web3 서비스가 나오게 될 것이고, 성공 사례들이 많아진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질 것이라 생각하기에 이런 서비스들이 좀 더 성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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